제목 : 하나님 감사합니다!
본문 : 신명기 26:1-11, 빌립보서 4:4-9, 시편 100편, 요한복음 6:25-35
【신명기 26:1-11】
«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유산으로 주시는 그 땅에 당신들이 들어가서 그것을 차지하고 살 때에, 당신들은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주시는 땅에서 거둔 모든 농산물의 첫 열매를 광주리에 담아서,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자기의 이름을 두려고 택하신 곳으로 가지고 가십시오. 거기에서 당신들은 직무를 맡고 있는 제사장에게 가서 ‘주님께서 우리 조상에게 주시겠다고 맹세하신 대로, 내가 이 땅에 들어오게 되었음을, 제사장께서 섬기시는 주 하나님께 오늘 아룁니다’ 하고 보고를 하십시오. 제사장이 당신들의 손에서 그 광주리를 받아 주 당신들의 하나님의 제단 앞에 놓으면, 당신들은 주 당신들의 하나님 앞에서 다음과 같이 아뢰십시오. ‘내 조상은 떠돌아다니면서 사는 아람 사람으로서 몇 안 되는 사람을 거느리고 이집트로 내려가서, 거기에서 몸붙여 살면서, 거기에서 번성하여, 크고 강대한 민족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이집트 사람이 우리를 학대하며 괴롭게 하며, 우리에게 강제노동을 시켰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주 우리 조상의 하나님께 살려 달라고 부르짖었더니, 주님께서 우리의 울부짖음을 들으시고, 우리가 비참하게 사는 것과 고역에 시달리는 것과 억압에 짓눌려 있는 것을 보시고, 강한 손과 편 팔과 큰 위엄과 이적과 기사로, 우리를 이집트에서 인도하여 내셨습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이 곳으로 인도하셔서, 이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주님, 주님께서 내게 주신 땅의 첫 열매를 내가 여기에 가져 왔습니다.’ 그리고 당신들은 그것을 주 당신들의 하나님 앞에 놓고, 주 당신들의 하나님께 경배드리고, 레위 사람과, 당신들 가운데서 사는 외국 사람과 함께,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과 당신들의 집안에 주신 온갖 좋은 것들을 누리십시오.
-인사 나눕시다.
주안에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거룩한 이 날, 특별히 추수감사주일로 오늘을 맞이합니다. 주변에 계신 성도 여러분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시고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축복합니다. 잘 오셨습니다.
오늘은 또한 교회력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를 지키시고 이끌어주신 주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모두 참으로 애쓰셨습니다. 광야를 지나는 것 같은 시간이었지만 우리는 우리의 중심되시는 주님을 바라보며 여기까지 온 줄로 믿습니다.
-감사라는 주제
오늘 우리는 추수감사주일을 맞이하였습니다. 우리가 비록 농작물을 직접 거둬들이는 농사일을 하지는 않습니다만 ‘감사’라는 주제를 이 주일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믿습니다. 여러분, 감사라는 말을 여러분 마음에서 꺼내어 보십시오. 감사의 내용을 꺼내보시기 바랍니다. 조금 막막한가요? 여러분이 ‘감사’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면 이렇게 감사할 것이라고 미리 제가 감사의 내용을 예상해서 써보았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용기를 내서 내 마음을 내주었는데 오히려 내게 기쁨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크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한 해를 보내게 해주심에 감사합니다.’
‘때로는 위험이 도사린 삶의 현장에서 일하지만 안전하게 지켜주심 감사합니다.’
‘삶의 여건들이 어려워질 때도 다른 무엇인가를 의지하기 보다는 주님의 말씀을 떠올리게 하심에 감사합니다.’
‘좋은 사람과 결혼하여 미래를 새로이 꿈꾸게 하심에 감사’
‘용납하기 어려웠던 이를 마음으로 수용하고 받아들이게 하심에 감사’
‘오랜 시간 동안 바라던 일의 결실이 보여서 감사’
‘학업의 결과들을 얻게 하심에 감사’
‘새로운 직장에 잘 적응해서 인생의 한 조각 한 조각을 소중히 여기게 된 것 감사’
‘우리가 누리는 일상의 삶이 은총임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하심 감사’
제가 다 여러분의 감사의 내용을 꼬집어 정확하게 말하지 못했어도 여러분의 감사는 이보다 더한 감사의 제목들이 넘쳐나리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펴보면 우리의 감사의 고백은 뭔가 거창한 일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사소하고 일상적인 현실 속에서 발견한 감사의 내용들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있습니다. 어느 책 제목에서 빌려온 문구입니다만 이런 말입니다. “돌아보니 발자욱마다 은총이었네.” 인생의 참으로 멋진 고백입니다. 삶이 고달프고 힘들어서 어쩔 줄 모르겠고, 버거웠고 힘들었지만 주님의 은혜가 우리의 모든 삶의 배경을 이루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사도행전 17:28절에 보니 사도 바울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살고, 움직이고, 존재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멋지지요? 그렇지만 바울 사도의 이 말은 그저 멋진 표현이 아니라 위대한 고백입니다. 이 시기에 사도 바울은 아테네, 그 당시 세계 최고 문명국이던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서 열심히 전도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전도의 결과는 미미했지만 바울 사도는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또한 구약성경 하박국 선지자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무화과나무에 과일이 없고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을지라도, 올리브 나무에서 딸 것이 없고 밭에서 거두어들일 것이 없을지라도, 우리에 양이 없고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주님 안에서 즐거워하련다.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 안에서 기뻐하련다.”(하박국 3:17-18)
우리의 신앙이 사도 바울이나 하박국 선지자에게 미치지 못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의 여건과 조건들에 영향을 받으면서 때로는 흡족해 하기도 하고, 때로는 불만스러워 하기도 하지만, 그 무엇보다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의 세계에 초대받은 이들이고 우리는 그분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이것은 분명한 진실입니다. 물론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사는 이들이 많습니다.
-모세가 가르친 감사기도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수없이 많은 갈림길 앞에 섭니다. 어느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우리 인생이 달라집니다. 우리는 인생의 모든 길을 연습 삼아 걸어볼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의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모호하고 불확실한 삶으로 두려움에 사로잡힐 때 하나님은 또한 우리에게 마땅히 가야 할 길을 일러주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이들은 인생의 모호함, 삶의 혼탁함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래서 오늘 말씀에 보면 이런 감사기도를 하나님께 올리라고 모세가 백성들에게 명령하였습니다. 모세가 가르쳐 준 감사기도이고 또한 오늘의 본문 말씀입니다.
“내 조상은 떠돌이(나그네) 신세였습니다(5절). 겨우 이집트로 내려가 몸붙여 살게 되었지만 그러나 학대당하고 강제노동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6절). 우리는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울부짖었습니다(7절). 그랬더니 하나님이 압제받는 땅에서 구해주셨고 살라고 땅까지 주셨습니다(8-9절). 그 땅에서 얻은 첫 열매를 이에 가지고 왔습니다(10절).”
-고백의 배경
이 고백 가운데 그들뿐만 아니라 지난 40년의 여정 그 이상이 녹아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의 인도하여 이집트를 탈출하였습니다. 이것이 ‘출애굽의 사건’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주신다고 하신 그 땅으로 가는 길은 요원하기만 합니다. 출애굽 당시의 긴장과 흥분이 가라앉자 자신의 보이지 않던 삶의 여건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보면 어쩌면 이리도 사람 마음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날까 싶습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감격스런 일들 때문에 흥분해 있을 때는 전혀 보이지 않던 것들이 흥분이 가라앉고 나면 보이기 시작합니다. 출애굽한 이후에 광야 생활 일상의 삶의 여건들이 갖추어 있지 않음을 깨달았습니다. 이집트에서는 비록 노예 신분이었을지언정 각종 채소와 향신료가 섞인 구미가 당기는 음식을 먹었습니다. 고기 가마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불평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또한 마실 물을 걱정해야 하는 신세입니다. 그러니 그리운 것은 이집트에서의 풍요로웠던 시절을 그리워합니다. 생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신앙도 풍요의 신, 금송아지상을 만들어 섬깁니다. 이게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입니다.
이런 백성을 40년을 이끌고 모세는 지금 도착했습니다. 장소는 모압 평원이라는 곳입니다. 요단강을 가운데 두고 하나님 주신 가나안 땅을 마주보는 언덕이 이스라엘 백성이 진을 친 곳입니다. 게다가 모세 앞에 있는 이 백성은 사실 출애굽을 실제로 경험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광야에서 태어난 2, 3세대입니다. 신세대들입니다. 이들에게 모세가 말합니다.
“너희가 하나님이 너희에게 주시는 그 땅에 들어가서 살게 되거든” 이렇게 하라는 것입니다. 그 중 첫 번째가 “그 땅에서 얻은 첫 열매를 들고 제사장 앞에 가서 주께서 우리 조상들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이 땅에 내가 들어왔습니다. 그것을 주 하나님께 아룁니다.”하고 보고 하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무엇인가 하면, 내가 서있는 자리를 확인하는 일입니다. 내가 “왜 이 자리에 있는지, 무엇을 위해 있는지” 하나님 앞에서 확인하는 일입니다. 오늘 우리가 감사의 이름으로 예배를 드리는 이유도 이와 똑같습니다. 오늘 우리가 서있는 자리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나는 하나님과 약속한 자리가 있습니다. 하나님과 약속한 그 자리에 내가 서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확인해 보십시오. 내 생애를 통해서 하나님이 이루시고자 하는 것들을 기억하는 일입니다. 하나님과의 오래된 약속입니다.
-보고의 내용
그리고 나서 이어지는 본격적인 보고가 있습니다.
우리 조상은 떠돌이(나그네) 신세였다는 사실, 겨우 기근을 피해서 이집트로 내려가 몸붙여 살게 된 일, 그러나 학대당하고 강제노동에 시달리는 노예 신분으로 전락한 일, 이 때 이들이 떠올린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던 일, 그랬더니 하나님이 압제받는 땅에서 구해주셨고 살라고 땅까지 주셨던 40년 전의 일, 이제 그 땅에서 얻은 첫 열매를 가지고 하나님 앞에 나왔다는 고백입니다.
이 보고에는 아브라함 시절부터 시작한 여정이 모두 담겨있습니다. 야곱과 요셉 시절에 이집트로 들어가 살게 된 사건, 그들의 역사가 담겨있습니다.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나그네 같은 자신들이었지만 이 여정에 하나님이 함께 하셨고, 이끌어 주셨고, 약속의 땅까지 인도해 주셨다는 고백이자 기억입니다.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감사의 이름으로 모인 것은 우리 삶도 이와 다르지 않은 여정이었음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에 더해 이 인생의 여정에 함께하신 분이 누구이신지를 확인하고 인정하고 고백하는 일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감사절입니다.
-감사 후 감사
자,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셨음에 감사합니다. 여러분 각각의 인생의 여정에 하나님이 곁에 계셨음을 고백하게 됨은 참으로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니 기쁨과 감격으로 여러분의 삶의 자리로 감사히 돌아가시면 됩니다.
하지만 여러분, 우리가 감사해야 할 것이 또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인가 하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일에 동참시켜주셨다는 사실입니다. 잘 보십시오. 지금까지 하나님이 내 삶에 개입하신 것에 대한 감사였습니다. 그렇지요. 그래서 내 삶에서 바라던 일, 소망하던 일에 대한 결과를 놓고 감사했다면, 이제부터 우리의 감사는 하나님이 내 삶에 개입하신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 내가 하나님의 일에 참여하게 된 것에 대한 감사가 필요합니다. 하나님은 은혜를 베푸시고 끝내시는 분이 아니라 그 은혜가 우리의 삶에서 잘 심겨지고 싹을 틔우고 열매 맺기를 기대하십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최종적인 꿈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하나님의 꿈을 가슴에 품은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꼭 사람을 통해서 일하신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그리고 그 일을 위해 부름을 받은 사람들이 그 누구도 아니라 바로 우리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감사입니다. 우리가 예수 믿는 사람들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내 삶을 좋은 것으로 채우는 것으로 끝맺는 인생이 아니라 위에서 하나님께서 나를 향해 하나님이 바라시는 바를 위해 부르심을 기대하고 감사로 받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 소망이 있어 우리 삶은 든든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나 같은 사람도 사용하시기를 바라신다니까 그렇습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의 또 하나의 감사의 제목, 하나님의 손과 발이 되도록 부르심에 감사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 땅 위에 하나님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너무나 많습니다. 하나님의 위로가 필요한 곳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그리고 이렇게 살아라
자, 오늘 말씀의 마지막 단락을 보십시오. 의미 있는 단락입니다. “햇곡식을 하나님 앞에 놓고 경배 드리고” 나서 ‘레위 사람과 너희 가운데서 사는 외국 사람들과 함께’라는 단락이 있습니다. 갑자기 레위 사람, 외국 사람들을 언급합니다. 오늘 우리가 하나님 앞에 감사로 이렇게 나와 하나님을 향해 앉아있는 것과 유사한 장면입니다. 여기서 레위사람은 이 예배를 이끄는 제사장 그룹입니다. 제일 앞에 위치하겠지요. 그리고 저 끝에는 외국 사람, 즉 이방사람들도 이 예배에 함께 합니다. 이 말씀은 앞의 말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예배를 통해서 자신들이 늘 나그네였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확인합니다. 그들 예배에 함께 하는 외국인이란 자신들처럼 지금 소외되어 갈 곳을 잃은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에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께 감사하는 예배는 이렇게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포용적입니다. 이들과 함께 ‘온갖 좋은 것들을 누리는 것’이 하나님이 바라시는 감사이자 예배입니다.
-맺습니다.
생각해보면 인생은 고마운 일로 가득합니다. 오늘 우리의 고백은 “돌아보니 은총이고 감사”입니다. 일상에 짓눌려서 땅만 바라보고 살 때는 기쁨도 안식도 누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가끔 우리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께 마음을 들어 올리면, 내적 자유가 우리 맘속에 스며들곤 합니다. 내게 없는 것 즉 결핍에만 마음을 두고 살면 행복은 언제나 뒤로 밀려나게 되고, 현실은 불평으로 채워지기 마련입니다. 전도서 말씀 5장 20절에 보면, 오늘을 한껏 사는 것이 지혜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이처럼,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시니, 덧없는 인생살이에 크게 마음 쓸 일이 없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행복을 바라신다는 근본적 사실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힘도 나고, 기쁨도 맘에 솟아납니다.
오늘 주보에 실린 김현승 시인의 “감사하는 마음”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이 시의 마지막 단락에서 시인은 ‘감사하는 마음은 아는 마음’이라고 표현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이란 내가 누구인지, 내 주인이 누구인지를 깊이 아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오늘 이 예배를 통해서 우리가 선 자리를 확인하고, 우리의 주인이 누구신지를 깊이 알고 감사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것으로 우리 모두의 마음에 깊은 행복이 찾아들기를 바랍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