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길을 열어주시는 하나님
본문 : 출애굽기 14:21-29
【출애굽기 14:21-29】
모세가 바다 위로 팔을 내밀었다. 주님께서 밤새도록 강한 동풍으로 바닷물을 뒤로 밀어 내시니, 바다가 말라서 바닥이 드러났다. 바닷물이 갈라지고, 이스라엘 자손은 바다 한가운데로 마른 땅을 밟으며 지나갔다. 물이 좌우에서 그들을 가리는 벽이 되었다. 뒤이어 이집트 사람들이 쫓아왔다. 바로의 말과 병거와 기병이 모두 이스라엘 백성의 뒤를 쫓아 바다 한가운데로 들어왔다. 새벽녘이 되어, 주님께서 불기둥과 구름기둥에서 이집트 진을 내려다보시고, 이집트 진을 혼란 속에 빠뜨리셨다. 주님께서 병거의 바퀴를 벗기셔서 전진하기 어렵게 만드시니, 이집트 사람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쫓지 말고 되돌아가자. 그들의 주가 그들 편이 되어 우리 이집트 사람과 싸운다!’ 하고 외쳤다.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 너는 바다 위로 너의 팔을 내밀어라. 그러면 바닷물이 이집트 사람과 그 병거와 기병 쪽으로 다시 흐를 것이다. » 모세가 바다 위로 팔을 내미니, 새벽녘에 바닷물이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왔다. 이집트 사람들이 되돌아오는 물결에서 벗어나려고 하였으나, 주님께서 이집트 사람들을 바다 한가운데 빠뜨리셨다. 이렇게 물이 다시 돌아와서 병거와 기병을 뒤덮어 버렸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의 뒤를 따라 바다로 들어간 바로의 모든 군대는 하나도 살아남지 못하였다. 이스라엘 자손은 바다 한가운데로 마른 땅을 밟으며 지나갔는데, 바닷물이 좌우에서 그들을 가리는 벽이 되어 주었던 것이다.
-인사 나눕니다.
주안에서 사랑하는 파리중앙교회 성도 여러분,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를 전합니다. 한국에서 이렇게나마 말씀의 시간으로 인사를 드릴 수 있어서 참으로 기쁩니다. 그리고 말씀을 나눌 수 있게 되어 다행이면서도 감사합니다. 지난주일 최득신 선교사님이 전해주시는 말씀을 통해서 많은 은혜를 나누신 줄로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문득 말씀을 눈앞에 놓고 생각해보니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 중에 사람을 통해, 누군가의 손길을 통해 주시는 은혜가 가장 큰 은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사람까지도 선물로 받는 기분이 듭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사람들이 잘 어울려 살기를 바라십니다. 하나님 창조의 목적은 우리가 잘 어울려 사는 것이죠. 살아가는 그 삶 속에서 피어나는 하나님의 은혜와 함께 사람과 더불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을 우리가 알아가고 배워가는 것입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에 우리의 영혼도 한껏 피어오르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오늘 말씀을 전합니다.
-벽 속에 길이 있다니
오늘 말씀의 서론 격으로 우리의 정신을 환기시키는 의미로 제가 몇 가지 단어들을 나열해보겠습니다. 영국 런던 “킹스크로스” 기차역, 이 역의 승강장 “9와 3/4 승강장”, 세 번째 단어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 마지막 단어는 “조앤 롤링(Joanne K. Rowling)”입니다. 생각나는 한 단어가 있으십니까? 제가 여기서 여러분의 얼굴 표정을 보아야 하는데 조금 아쉽지만 이 네 개의 단어를 통해서 추론할 수 있는 마지막 단어는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입니다.
이 책의 작가인 “조앤 롤링”은 국가에서 주는 생활 보조금으로 살아야 했던 가난한 처지였지만 이 책이 전 세계 67개의 언어로 번역되고, 4억 5천 만부 이상 판매되면서,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수익을 낸 책이 되었습니다.
이 책의 이야기는 고아 소년 해리포터가 마법학교에 입학하고 마법사 중의 최고가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로 만든 것을 보면 아주 유명하기도 하고 아주 인상적인 장면이 있습니다.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런던의 킹스크로스 기차역의 ‘9와 3/4 승강장’에 들어서는 장면입니다. 이 소년 해리가 카트에 짐을 싣고 벽 속으로 과감하게 밀고 들어갑니다. 벽이 문이 되는 장면입니다. 발을 들여놓자마자 바로 빨려 들어가서 마법학교행 열차를 타게 되지요. 보신 분들은 기억이 나실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마법사가 되는 여정이 시작됩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에게 이 이야기를 소개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벽 속에 길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렇습니다. 벽 속에 길이 있습니다. 오늘 말씀이 소개하는 이야기입니다.
-출애굽기 14장
출애굽기 14장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말씀입니다.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길을 가다가 홍해에 가로막혀서 가지도 못하고 되돌아갈 수도 없는 신세에 놓였습니다. 여러분 모두 기억하시는 장면입니다. 이스라엘 백성 입장에서 보면 길이 끊겼습니다. 길이 사라졌습니다. 더 이상 갈 길이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이집트 바로왕의 최정예 기마 부대가 뒤를 따라 오고 있습니다. 앞에는 망망한 바다가 놓여 있습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놓인 이스라엘 백성입니다. 해리 포터가 벽 앞에 마주 선 장면과 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절망감과 두려움이 엄습하는 시간입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어떤가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습니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이 그렇습니다. 이런저런 삶의 과제, 삶의 문제라는 벽 앞에 마주 서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 벽 앞에서 이스라엘은 어떻게 처신했을까요? 오늘 이라는 벽 앞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요? 오늘 말씀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시겠습니다.
-바다를 향한 손
우선 오늘 말씀은 세 부분입니다. 처음 부분과 마지막 부분은 이스라엘이 경험한 놀라운 일을 전합니다. 21-22절과 29절입니다. 그리고 가운데 단락 중심(23-28절) 이집트 군대가 당한 처참한 사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해 되셨지요? 자, 오늘 말씀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21절입니다. “모세가 바다 위로 팔을 내밀었다. 주님께서 밤새도록 강한 동풍으로 바닷물을 뒤로 밀어 내시니, 바다가 말라서 바닥이 드러났다. 바닷물이 갈라지고,”
첫 절인 이 말씀을 보면, 무슨 일이, 어떤 일이 많이 벌어졌습니다. 모세는 팔을 뻗었고, 주님은 밀어내시고 바다는 갈라지고, 바닥이 드러났습니다. 네 가지 일이 벌어졌는데, 하나는 모세가 했지만 나머지는 하나님이 다 하셨습니다. 바다가 스스로 갈라진 게 아니지요. 하나님이 갈라지게 하신 것이지요.
모세가 한 일은 단 한 가지입니다. 손을 바다 위로 내미는 동작 하나 뿐입니다. 하나님의 지시에 순종하여 손을 내밀었습니다. 바다 위로 손을 뻗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오해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마치 모세가 대단한 능력이 있어서 손을 내밀어 바다를 갈라진 게 한 주체자로 오해하지는 마십시오. 오히려 모세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아서 용기내어 바다라는 장애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 바다를 향하여 나아가자고 수신호를 한 것입니다. 주인되시는 분의 명령을 받아 “바다를 향해 돌격!” 이런 의미입니다.
우리 이스라엘 민족은 이제부터 ‘바다에 난 샛길, 안전한 길을 건너간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무모하지만, 어리석어 보이지만 우리 이스라엘 민족은 이제부터 바다를 ‘향해’, 저 두려움이 가득한 바다를 향해 나아간다는 의미입니다. 무섭겠지요? 살떨리는 일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의 명령을 받아 바다에 발을 들여놓자 밤새 광풍이 불어 바다의 바닥이 들어날 때까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바닷물이 갈라져 길이 된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여러분, 벽이던 것이 문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세상 사람들에게는 벽이던 수 많은 것들이 주님의 인도를 받는 사람들에게는 문이 됩니다.
-누군가에겐 벽이지만
22절 말씀을 다시 들어 보십시오. “이스라엘 자손은 바다 한가운데로 마른 땅을 밟으며 지나갔다. 물이 좌우에서 그들을 가리는 벽이 되었다.”
“벽이 되었다”는 구절을 보십시오. 벽은 누군가에게는 장애물입니다. 정말 한 치도 나아갈 수 없게 만드는 벽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에게 벽은 그들을 가려서 보호하는 벽이 되었습니다. 물이 벽이 되어 좌우에 줄지어 서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도열해 있는 호위병 같습니다. 높으신 분들이 국빈 방문을 하면 그 나라 의장대가 환영하고 보호하는 의미로 좌우로 줄을 맞추어 길게 늘어서는 장면 보셨을 것입니다. 오늘 말씀의 이 장면이 겨우 대통령 의장대에 비하겠습니까? 하나님이 마련하신 호위병이 바로 물벽 입니다.
그렇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이 뒤를 돌아보기 시작하자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아우성치기 시작합니다. 뒤에서 쫓아오는 이집트 군대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이와 너무나도 비슷하게 살아갑니다. 하나님의 은혜의 순간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데도 우리는 뒤에서 다가오는 삶의 어려움들을 보고 원망하고 아우성칩니다. 바다와 같은 거대한 장애물을 마른 땅으로 바꾸셔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해버립니다. 하나님의 은혜의 순간을 방치해버립니다. 내동댕이 쳐버립니다. 이제는 우리에게 때가 되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향해 돌아서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파리중앙교회 성도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바다로 난 하나님의 길
이제 마지막으로 23-28절 단락입니다. 이집트 군대가 하나님이 낸 바닷길로 들어섰습니다. 이 때 하나님이 어떻게 하시는지 잘 보십시오. 하나님이 이집트 군대의 진로를 가로막으셨습니다. 24절에는 이렇게까지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들을 “혼란 속에 빠뜨리셨다.”
병거 바퀴가 빠지고, 바닷물이 이집트 군대 위로 덮치고, 그들을 바다 가운데 엎어버리셨습니다. 이게 무슨 뜻입니까? 하나님이 내신 길은 아무나 걸을 수 있는 길이 아닙니다. 믿음이 없이는 이 길을 걸어갈 수 없다는 뜻 아닐까요? 하나님의 말씀을 받고 그 말씀을 따라 들어서지 않으면 그 길에 들어서도 걸어갈 수 없습니다.
믿음으로 나아가는 자에게는 벽이 문이 되지만, 믿음 없이 그 길을 들어선 자들에게는 문이 다시 벽이 되어버렸습니다.
주안에서 사랑하는 파리중앙 성도 여러분, 사람의 길이 끝났다고 생각되는 곳에서 하나님의 길이 시작되는 것을 오늘 말씀을 통해 발견하셨는지요?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길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우리 각자의 인생의 시간 동안 경험했던 경험치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경험이 내 인생의 잣대가 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세상 일처리에 능숙하지요. 하지만 우리의 경험도 영원하고 절대적인 잣대는 아닙니다. 우리의 경험으로 잴 수 없고, 판단할 수 없는 그 길 끝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제대로 들려오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제까지 내가 가진 경험, 신앙의 경험으로 조차도 알 수 없던 하나님의 신비가 우리 생에 펼쳐질 것입니다. 우리의 지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의 지성이 끝나는 곳에서 비로소 인간이 영적인 존재임을 깨닫게 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믿음 없이는 하나님의 길에 들어설 수 없습니다. 이 구원의 길, 생명의 길에는 믿음 없이 들어섰다가 오히려 낭패를 경험하기 쉽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힘들고, 아무리 어려워도, 아무리 속상해도 믿음의 길을 지키십시오.
오늘 말씀처럼 바다 가운데 생긴 마른 땅은 그냥 길이 아닙니다. 이 길은 하나님이 하나님의 백성을 위해 내신 길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끝났다고 말하는 그 길 끝에서 하나님이 마련하신 길이 새롭게 시작됨을 보는 것은 믿음의 눈으로만 보는 길입니다. 그러니 오늘 다짐합시다. 주님, 우리로 하여금 이 하나님의 길을 걷는 자들이 되게 하소서. 아멘.
말씀을 마칩니다.
